식민지 조선의 경제 통치방식과 정치 통치방식

식민통치경제

식민 통치 경제에 관해서는 「일제의 식민 통치와 경제 수탈」이라는 장을 두어 다루고 있는데, 모든 곳에서 수탈이 자행된 것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제는 토지조사사업을 통해 조선인의 토지를 '수탈' 하고, 산미증식계획을 추진하여 쌀도 '수탈'해 갔다고 합니다. 그 외에 조선회사령을 시행하여 조선인 민족자본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억압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나라 국사학계를 대표하는 학회의 회장까지 지낸 한 연구자는 이 시기에 조선으로부터 '유출'되거나 '수탈된 자금의 규모가 국내 총생산의 80%가 넘었다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주장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조선경제는 형편없이 쪼그라들었을 것은 물론, 조선인의 생존 자체가 불가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주장들에 대해서는, 이 시기에 조선인의 사망률이 크게 하락하여 평균 수명도 늘고 조선인 인구도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교과서의 서술이나 그로부터 형성된 사회 통념은 대부분 사실에 의거하지 않은 허구입니다. 잘못된 인식의 뿌리를 찾아들어가 보면,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일제가 식민지 조선을 어떻게 지배하려 했고, 식민지 경제에 실제로 어떠한 변화가 나타났으며, 그에 비추어 우리들의 통념에 어떤 허점이 있는지를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식민지 조선의 완전한 일본화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동화주의를 추구했습니다. 식민지에 일본의 제도를 이식하고, 가능한 한 두 지역을 동질화해서 결국에는 일본의 한 지방으로 편입하고자 한 것입니다. 조선을 완전하고 영구하게 일본의 일부로 만들려고 했던 것이지요. 이러한 방침은 일본 열도의 서쪽에 있는 두 섬의 이름을 따서 당시 조선의 시코쿠 큐슈화 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정치면에서 보면 조선인의 정치적 권리가 인정되지 않았고, 조선인에 대한 억압과 차별이 지속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동화주의는 식민지 지배를 합리화하는 구호에 불과했습니다. 그렇지만 경제면에서 보면 일본의 제도가 거의 그대로 조선에 이식되어 지역통합이 이루어진 단계로까지 나아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조선 통치 방식

첫째, 화폐가 통합되었습니다. 조선의 화폐제도는 조선은행권을 일본은행권과 1:1로 교환할 수 있도록 운영되었습니다. 두 화폐의 가치가 벌어지지 않도록 조선은행권을 함부로 발행할 수 없었는데, 그것은 조선의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대신에 조선이 재량적으로 통화 공급을 조정하는 금융정책을 쓸 수 없다는 제약이 생겼습니다.

둘째, 시장이 통합되었습니다. 조선과 일본 간에는 거의 모든 관세가 폐지되었습니다. 몇 개 품목은 예외로 두었지만, 그것도 점차 폐지되었습니다. 그리고 조선과 일본 이외 지역 간의 무역에는 일본의 관세율이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그 결과 조선과 일본의 시장은 완전히 통합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일본의 법 제도가 조선에 이식되었습니다. 일본에 시행되는 법령이 모두 조선에 시행된 것은 아니고, 선별하여 시행되었습니다. 예컨대 대표적인 법령으로 1912년에 시행된 「조선민사령」을 들 수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일부의 예외 조항을 두면서도 일본의 민법, 상법, 각 시행령, 민사소송법 등 23개의 법률을 조선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만약 해당 법령이 일본에서 개정되면, 그 개정된 내용이 자동으로 조선에 확대 적용되게 됩니다. 이를 통해 경제활동을 일본이나 조선의 어느 쪽에서 하든지 차이가 없도록 두 지역의 법적 환경을 접근시킨 것입니다. 다른 한편, 조선인의 정치적 권리에 관련된 「중의원 선거법」을 들 수 있는데, 조선에서는 이를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보면 일본의 동화주의는 정치적 권리를 억압하면서 경제면에서는 동화를 지향하는, 편의주의적 접근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통합은 일본제국 전체로 확대되었는데, 현재의 유럽 연합인 EU와 닮았기 때문에 그것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