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특별지원병이란?
그렇다면 육군특별지원병은 어떤 존재였을까요? 육군특별지원병 이란 1938~1943년에 걸쳐 시행된 육군특별지원병제에 의해 양성된 식민지 출신의 일본군 병사를 말합니다. 육군특별지원병은 정원 1만 6,500명에 대해서 지원자 80만 3,317명으로 약 49대 1의 치열한 지원자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제대로 된 조선인의 국민 됨'을 환기하고 발신해서 지원자 동원에 앞장섰던 '조선인 문화 엘리트'들의 적극적인 협력 덕분이기도 했습니다. 육군 특별지원병제의 성공에 자기도취한 일본은 1942년 같은 제도를 대만으로까지 확대했습니다. 이어서 1943년 조선과 대만에서 해군특별지 원병제와 학도지원병제, 1944년 조선 그리고 1945년 대만에서 징병제 시행을 개시했습니다.
이들 지원자의 대부분은 '보통 이상의 생계를 영위'하는 중농층 가계의 차남 이하였습니다. 중농층은 전근대 양반 출신의 상류층과 달리 출세 지향성이 강한 상민 출신이었고, 가계 경제력 확충과 자식들의 근대교육에도 보다 힘써 왔던 역동적인 조선인 계층이었습니다. 이들 지원자의 약 72%는 남한 출신의 강건한 청년들 이었습니다. 이들이 육군특별지원병을 지원했던 것은 시대착오적인 반상표의 신분 차별 등 전근대 이래 남한지역 향촌 사회에 내재한 특별한 모순 때문이었습니다.
육군특별지원병은 신분차별의 탈출로
육군특별지원병은 이들에게 향촌 사회의 신분 차별로부터 탈출이자 입신출세의 지름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혈서 지원과 함께 수년에 걸친 재수 지원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제2차 조선충독부 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는 이른바 '황국신민의 도장' 으로 불리던 조선총독부 육군병지원자훈련소에 입소했습니다. 이들의 생활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학과 교육, 정신 교육, 내무생활로 짜인 촘촘한 그물망이었습니다. 육군병지원자훈련소는 몸과 마음으로 충군애국을 실천하는 병영 생활의 복사판이자, 비국민을 국민으로 포섭, 개조하는 '국민 만들기의 공장'이었습니다. 여기서 이들은 근대사회에 적용하는 시간, 신체, 언어의 엄격한 규율화와 함께 이른바 '근대적 평등성'을 자기화했습니다. 개성, 인격, 자의식을 분정 하는 군대적 평등성과 불편부당제제의 능력 주의를 실천하는 우군병지원자 훈련소를 거지면서 '정강배한 제국의 첨병'으로 훈육 단련되었습니다.
1939년 5월 조선군 제20사단 소속 육군특별지원병 제1기 생은 중일전쟁에 참전했습니다. 이들의 전과는 당초 식민권력과 '조선인 정치세력'의 기대를 크게 넘어섰습니다. 1943~1945년 이들은 아시아태평양전쟁에도 동원되었습니다. 조선군 제20사단 소속의 육군 특별지원병은 부산항으로부터 약 6,000킬로미터나 떨어진 머나먼 뉴기니에 파병되었습니다.
지옥의 전장 뉴기니로의 파병
뉴기니는 일본군 병사의 약 95%가 전사했던 '지옥의 전장'이었습니다. 육군특별지원병은 일본군 병사와 함께 인간의 접근을 불허 하는 열대 밀림, 해발 3,000~4,000미터의 고산지대, 광활한 습지대를 누비며 분투했습니다. 이들은 보급마저 끊겨버린 극한의 전장 환경과 생물학적 한계를 돌파하는 생존투쟁의 와중에서 전문적인 군사지식과 풍부한 실전경험을 쌓았습니다.
해방 이후 이들은 군사영어학교 등의 군사학교를 거쳐 한국군 장교로 변신했습니다. 일본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했던 장창국 장군의 증언과 같이 이들은 '명령에 대한 절대적 복종, 임무 완수의 강한 책임감과 충성심, 애국심'으로 무장한 '제대로 된 상무집단'이었습니다. 6.25 전쟁기 이들은 최일선 부대장으로 화력과 병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국제 공산세력의 남침기도를 저지 분쇄하는 데 발군의 역량을 발휘했습니다. 전쟁의 전체적인 흐름마저 바꾸어 놓은 영웅들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은 춘천대첩의 임부택 장군, 이화령의 불사신 함병선 장군, 낙동강 전선 기계 안 강전투의 송요찬가 장군이었습니다.
육군특별지원병 군사 경력자들의 용전분투는 한강 방어선과 낙동 강 방이선 구축 그리고 유엔군의 참전을 위한 절체절명의 시공간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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