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고 청산해야 할 역사 지우기"가 그 목적?
오늘날 대한민국 교과서를 좌익사관으로 물들이는 데 결정적으로 공헌한 김정남은 시사월간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김영삼 대통령은 중앙청 건물에서 이루어진 한국 현대사가 우리 정부 정통성 확립과는 거리가 먼, 부끄럽고 청산해야 할 역사이기 때문에 그 건물에 대해 애착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발언했습니다
월간조선, 1993년 10월호 즉 독재, 시민혁명, 군부쿠데타로 얼룩진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부로 상징되는 한국 현대사의 청산 의지를 명확하게 밝힌 것입니다.
김영삼과 문민정부가 선동한 구 조선총독부 건물의 철거 논리 속에는 '민족정기 회복'은 겉포장을 위한 상징조작이었을 뿐, 진짜 목적은 '정통성 없는 역대 정부의 청산'이었습니다. 때맞춰 상하이 임정 요인들의 유해가 국립묘지에 봉환됐고, 임정 청사 복원계획이 발표 되었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12.12와 5.17은 쿠데타에 준하는 사건으로 '역사바로세우기' 재판을 진행하여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신군부 핵심세력들이 유죄 판결을 받고 감옥으로 갔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일제 때 충독 관저였고, 그 뒤엔 역대 대통령들의 집무실로 사용되었던 청와대 구 본관 건물도 총독부 청사와 동일한 논리로 철거 지시를 내렸습니다. 덕분에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등 역대 대통령의 삶의 현장이자 국가의 중요한 정책들이 입안, 결정됐던 지상 2층, 지하 1층의 건물이 철거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안가의 철거
뿐만이 아닙니다. 청와대 주변의 안가를 헐고 그 자리에 공원을 조성했습니다. 군부독재의 상징이나 다름없던 안가에 응징을 가함으로써 국민 정서에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데 성공한 김영삼의 인기는 연일 상종가였습니다. 급기야 이런 철거행진에 대해 일부 어용 언론들은 '제2의 건국'이라는 훈장을 달아주었습니다.
광복 50주년 경축식에서 중앙 돔의 해체를 시작으로 70년간 우리 땅에 버티고 있던 조선총독부청사는 철거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철거된 조선총독부 건물 첨탑 부분이 충남 천안시 소재 목천 독립기념관 야외에 1996년 11월 13일 조선총독부 건물로 전시돼 있습니다.
건물의 지상 부분 철거가 완료되었고, 1998년 8월 8일 독립기념관은 중앙 돔과 건축부재로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을 개원하여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제가 언론사 재직 시절에 이 문제를 취재할 때 문화계의 유명 인사는 "일제가 경복궁을 파괴하고 그 자리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지었기 때문에 나라의 맥이 끊겨 국토가 분단되었고, 동족상잔의 비극이 찾아왔다"라는 비이성적이고 반지성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고종과 민비가 개명군주로서 열심히 나라를 잘 다스려 자생적 근대화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일제에 매수된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었기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는 엉터리 논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반달리즘식 문화 테러
김영삼 정부는 조선충독부 건물을 철거한다는 선동을 통해 미군정청 역사의 현장, 대한민국 제헌의회 개원 현장, 대한민국 정부 수립 및 건국 현장, 대한민국 초대 정부에서부터 박정희, 전두환 정부의 청사로 사용되어 대한민국의 산업화, 근대화, 민주화를 낳은 현장을 깨끗이 지워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올바른 역사관이나 민족정기의 수립은 구호나 정치적 쇼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치욕의 역사와 물증을 때려 부숴버리는것은 너무나 손쉬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치욕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김영삼 정부는 치욕의 역사현장을 없앤다고 선동하면서 실제로는 대한민국 제헌국회 출범의 현장, 건국의 혼장, 근대화의 사령탑 역할을 했던 현장을 파괴했습니다. 문민정부의 민족 지상주의자들이 행한 구 조선총독부 철거는 일제 침략의 현장을 없애버린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건국의 현장을 파괴한 반달리즘 식 마녀사냥, 종족적 민족주의의 극치를 보여 주는 문화 테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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